◈ 미소가 묻어나는 얘기 네 토막 - 동심의 세계

 

 

# 첫째 토막


  순호는 비로 물이 불어난 냇가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차를 가지고 냇물을 건너려던 아저씨가 불어난 탁한 냇물 탓에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서 놀고있던 순호에게
  "꼬마야 냇물 깊나?"
  "억수로 안 깊은데요."
  아저씨는 차를 몰고 냇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얼마 들어가지 않아 차바퀴가 다 빠져 버릴 것 같아 되돌아 나옵니다.
  그리고 순호한테
  "이 녀석 어디서 거짓말하노, 쪼만 게"
  "거짓말 아닌데요, 아까 오리가 건너가는 거 보니까 오리 가슴밖에 안 오던데요,"

 

 

# 둘째 토막


  혜미는 다섯 살, 주일학교에 다닙니다.
  주일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노래도 가르쳐주시고 재미있는 놀이도 합니다.
  특히 성경말씀도 재미있게 풀어서 들려줍니다.
  예수님처럼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천당에 간다고 했습니다.
  마칠 즈음 선생님이 묻습니다.
  "천당에 가고 싶은 사람 손들어 보세요,"
  "저요.“
  “저도요."
  모든 어린이들이 다투어 손을 듭니다.
  그런데 혜미만 시무룩하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혜미는 천당에 가고 싶지 않아요?"
  선생님이 묻습니다. 그때 혜미, 잔뜩 볼멘소리로
  "엄마가 주일학교 마치면 다른데 가지말고 곧장 집으로 오라 했단 말이예요."

 

 

# 셋째 토막


  은지는 네 살,
  학교에 다니는 언니가 마냥 부럽습니다.
  언니가 공부할 때는 항상 자기도 한다고 언니 책을 뒤적거립니다.
  그럴 때면 언니는 은지가 귀찮습니다.
  "그 책 이리 내 놔, 글도 읽을 줄 모르면서 자꾸 귀찮게 하기는."
  은지, 오기가 나서 하는 말.
  “나도 읽을 줄 안단 말이야.”
  "네가 어떻게 읽어, 하나도 배우지도 않았으면서."
  "그래도 읽을 줄 안단 말이야 씨-"
  '읽어 봐, 읽어 봐."
  언니는 다그칩니다.
  옆에서 뜨개질을 하시던 엄마는 속으로
  아이구 우리 은지 큰 일 났네, ㄱ자도 모르면서 웬 큰 소리?
  그때 은지 하는 말.
  "나는 읽을 줄 알지만, 속으로만 읽는단 말이야"
  그 은지가 예쁘게 커서 지금은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 넷째 토막


  친구아들인 대성인 세 살 박이,
  아버지와 같이 TV를 보다가 광고화면이 나옵니다.
  TV속 촛불이 꺼질 듯 말 듯, 바람에 흔들립니다,
  대성이, TV화면 앞으로 가더니 촛불에다 대고 후- 후- 하고 화면을 향해 입 바람을 붑니다.
  그 다음엔 사과가 화면 중앙에 있다가 핑그르르 화면 아래로 내려가고 그 자리엔 광고 카피가 뜹니다.
  대성인 TV밑에서 뭔가 열심히 찾습니다.
  그러다 아빠를 향해
  "아빠 사과 없다."
  그 소리를 들은 친구, 어이없어하며
  "그 자식 대가리 되게 안 돌아가네"
  그러자 대성이, 머리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며
  "아빠 내 대가리 잘 돌아간다."
  그 날 그 친구는 얘한테 대가리란 막된 말을 했다고 나한테 엄청 혼났습니다.
  그 대성이가 커서 지금은 KAIST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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